독자 마당

봄날에 꽃처럼 찾아온 선물

잊지 못할 감동의 출산 후기

봄날에 꽃처럼 찾아온 선물

성주영(동작구)

4월 7일, 봄바람이 살랑이던 날. 봄에 태어날 아이라 태명을 ‘봄’이라고 지었던 나의 첫아이가 꽃처럼 내 품에 안겼다. 결혼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나타난 소중한 선물이었다. 남편과 처음 만났을 때, 우리가 결혼식을 올렸을 때, 그리고 봄이가 태어났을 때 모두 따뜻한 봄날이어서 이 계절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우리 부부는 ‘아이를 낳지 않고 키우던 반려견과 살아갈까’ 하는 고민을 했다. 남편이 식당에서 일하느라 일주일에 하루밖에 쉬지 못하는 데다 평일에도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오니 거의 나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고, 당장 우리가 살아갈 안정적인 보금자리도 없이 덜컥 아이를 낳는다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많은 고민 끝에 우리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로 했다.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이 세상이 때론 가혹하게 느껴지겠지만 분명 행복한 순간도 넘쳐날 거라고. 따사로운 햇살, 일렁이는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봄내음 같은 것들을 누릴 수 있다고. 살다 보면 어떤 우연한 행복을 만끽하기도 한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우리 가족이 아이의 태명인 봄처럼 늘 따뜻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