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을 좀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면 서울 야행을 떠나보자. 미술관과 박물관 등이 야간 개장을 해 가로등 불빛이 한껏 운치를 더한다. 과거와 현대를 잇는 정동길과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되짚어보는 박물관, 휘영청 밝은 ‘서울달’에 몸을 싣고 떠나는 여행까지, 서울의 밤이 즐겁다.
이색 데이트를 꿈꾼다면 달 위에서
여의도공원 한가운데에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올랐다. 달에는 계수나무나 옥토끼 대신 ‘서울, 마이 쏘울(Seoul, My Soul)’이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적혔다. 달을 닮은 거대한 풍선 모양의 비행기구인 ‘서울달’이다. 최대 높이 130m로 사방이 탁 트인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모습은 상상보다 황홀하다. 낮에는 날씨가 맑다면 도봉산까지 거짓말처럼 또렷하게 한눈에 담긴다. 서울달 탑승은 주간에는 대기 없이 매표와 함께 가능하지만, 야간에는 최소한 3시간 전에 현장에서 예약해야 한다. 날씨에 따라 운항 여부가 결정되므로 전화나 온라인 예약은 불가하다.
서울달 070-4155-4528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68
화~일요일 12:00~22:00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경희궁 터에 위치한 서울역사박물관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상설전시관은 조선시대 한양 천도부터 개항 이전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다채롭게 조명한다. 한양의 육조거리와 시전을 중심으로 북촌, 남촌 등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 많아 오늘과 과거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람에 앞서 주변에 돌아볼 곳도 많은데, 강북삼성병원에 위치하는 백범 김구 선생의 사저인 경교장도 그중 하나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현재 50주년을 맞은 서울 지하철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서울의 지하철>전이 11월 3일까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 02-724-0274
종로구 새문안로 55
화·수·목·토·일요일 09:00~18:00,
금요일 09:00~21:00(매주 월요일 휴관)
과거와 현대를 잇는 특별한 야경
길게 이어진 덕수궁 돌담길에서 숲길을 따라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면 고풍스러운 건물 한 채가 서 있다. 1928년 경성재판소로 지어진 건물로, 광복 이후 대법원 청사로 사용되다가 전면부만 보존한 채 나머지 부분은 신축한 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그 덕분에 르네상스 양식의 특징인 대칭과 조화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특히 조명이 건물 외벽을 비추면 건물의 윤곽이 또렷해질 뿐만 아니라 건축미가 한층 두드러진다. 현재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가 상설 전시 중이다. 전시 관람 이후 정동길 산책에 나서보자.
서울시립미술관 02-2124-8800
중구 덕수궁길 61
화·수·목요일 10:00~20:00, 토·일요일 10:00~19:00,
금요일 10:00~21:00(매주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