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선우후락先憂後樂의 계절

걱정할 일에 대해서는 천하 사람들이 걱정하기 앞서서 걱정하고
즐거운 일에 대해서는 천하 사람들이 즐거움을 누린 뒤에 즐거움을 누린다.

- 범중엄* <악양루기> -
*송나라 정치가이자 문학가

분주한 날들 가운데 더욱 분주한 날이 있습니다.
서울시의회의 11월이 그렇습니다.

추수와 동시에 새해를 준비하는 농부의 11월처럼
의회의 11월은 한 해의 마무리와
다가올 새해의 이른 준비로 매일매일이 북적입니다.

서둘러 계절을 깨우는 가을 서리와 같이
우리 의회는 누구보다 일찍,
누구보다 엄격하게 11월을 시작합니다.
11월은 행정사무감사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행정사무감사는 한 해 ‘서울의 일’과 ‘서울 살림’을
의회 마당에 모두 펼쳐놓고
‘옥’과 ‘티’를 걸러내는 의회의 가장 큰 일 중 하나입니다.
행정사무감사 결과에 따라
미흡한 제도를 개선할 여지가 생깁니다.
성공한 정책을 더욱 발전시킬 가능성이 열립니다.

무엇보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지문이 묻어있는
내년도 서울시 예산의 올바른 쓸모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111명의 서울시의원은
가을이 선사하는 결실의 기쁨을 뒤로 미룬 채,
24시간을 48시간처럼 아껴쓰며 행정사무감사를 대비했습니다.

제11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첫 행정사무감사와 관련해서는
<서울의회> 11월호에 그 면면이 가득 담겼습니다.

독자 여러분!
나보다 더 나의 행복을 바라고,
노력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희망을 얻습니다.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다시 새로운 출발선을 향하는
독자 여러분께 <서울의회> 11월호가
희망의 에너지가 되길 소망합니다.

2024년 11월 서울특별시의회
최호정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