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인근에 있는 남대문시장은 독립운동가 이회영 활동 터로 분류된다.
도심에 새긴
열사들의 기록
서울 도심을 달리는 버스 안에서 안내 방송을 주의 깊게 듣다 보면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나온다. “이번 정류장은 남대문시장 앞 이회영 활동 터입니다.” 2019년 초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 서울시 기념사업 추진계획’의 하나로 독립운동가들이 의거 활동을 하는 등 관계가 있는 지역의 정류장에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함께 적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잠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게 한국인이다. 활동 터 정류장을 중심으로 서울을 돌아보면 독립운동가들의 열정과 희생을 엿볼 수 있는 서울 도심 여행을 할 수 있다.
효창공원에서 서울 시내 여행을 시작해 보자. 효창공원은 윤봉길과 이봉창, 백정기와 임시정부 요인 김구, 이동녕, 차이석, 조성환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유해가 안치된 시립공원이다. 이곳 근처에는 독립운동가의 이름이 병기된 정류장이 두 곳 있다. ‘효창공원삼거리·윤봉길의사등묘역’과 ‘숙명여대후문·이봉창활동터’다. 이봉창 선생은 부근 용산구 원효로 2가에서 태어나 효창동으로 이사해 생활했다. 이곳에서 명동 방향으로 좀 더 가면 남대문시장 부근에 이회영 활동 터가 있다.
정류장 이름은 ‘남대문시장앞·이회영활동터’다. 조선 최고 갑부였던 이회영 선생과 그의 형제들은 무장 독립운동의 요람인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모든 재산과 목숨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바쳤다. 그는 남대문시장 옆 상동교회에서 진덕기, 이동녕, 이동휘, 안창호, 김구, 김규식, 이시영 등과 함께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명동성당 부근은 안중근 활동 터로 구분된다. 정류장 이름은 ‘국가인권위·안중근활동터’다. 생전에 안중근 의사는 천주교인으로 종현성당(현 명동성당)에 자주 들렀고, 의거 후 그의 딸이 한동안 명동 수녀원에서 자라는 등 인연이 깊다.

효창공원, 숙명여대 대학가, 남대문시장, 명동성당, 이봉창 의사 역사울림관
남대문시장 옆에 있는 상동교회 모습. 1976년에 다시 지은 건물로, 5층까지는 새로나쇼핑, 6~9층은 교회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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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김구, 이봉창, 백정기, 윤봉길의 묘가 있는 효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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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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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의 집무실인 경교장
종로와 중구에서
만나는 독립운동사
서울 시내에 생생하게 기록된 독립운동사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인 경교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하철 서대문역 근처에 자리한 경교장은 김구 선생이 1945년부터 1949년까지 사용했던 거처 겸 집무실이다. 해방 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 공간이었으며, 김구 선생이 서거한 역사 현장이다. 현재 경교장은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유물과 영상 전시를 통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또 이곳 서대문역 일대는 유관순 열사의 독립운동사도 서려 있다. 정류장 이름은 ‘농협은행·유관순활동터’. 유관순 열사는 이화학당 시절 만세 운동을 하다 일본 형사들에게 붙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고문을 받다 순국했다. 독립문역 쪽으로 이동하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경교장, 서대문독립공원,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서울 이화여자고등학교
심슨기념관(이화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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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역 근처에 자리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유관순 활동 터인 서대문역 부근에서 멀지 않아 함께 둘러보기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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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 활동 터와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은 낙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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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 활동 터인 혜화동 일대
대학로를 지나,
일상에서 기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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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터가 병기된 버스 정류장은 치열하게 독립을 외쳤던 독립운동가들의 역사를 비단 기념관 안에 전시하는 것을 넘어 우리 일상에서 역사의 현장을 느껴보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 혜화동로터리 정류장은 ‘여운형활동터’가 병기돼 있다. 여운형 선생은 민족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다. 혜화동로터리는 1947년 7월 그가 암살된 비운의 장소이기도 하다. 혜화동 대학로에서 한성대역 부근으로 이동하면 ‘삼균주의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과 <님의 침묵>을 쓴 만해 한용운 시인의 활동 터에 이른다. 조소앙 선생은 해방 이후 이 부근에서 생활하면서 정치 활동을 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북향으로 지은 한용운 시인의 유택 심우장도 부근 성북동에 남아 있다. 이처럼 독립운동사가 서울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다니는 장소 곳곳에 새겨져 있다. 산책하는 듯 역사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기다.
함께 둘러볼 곳
마로니에공원 등 혜화역 일대, 이화벽화마을, 성북공원, 성북구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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