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삼매경(三昧境)

김창양(서울시 강동구)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은 영화처럼 푸른 초원의 전원생활을 꿈꿀 것이다. 특히 중장년층이라면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을 품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터. 젊은 세대도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멋진 풍경이 펼쳐진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산과 들, 바다로 떠나고 싶어 한다. 나 또한 퇴직 후 도시 근교 전원생활의 로망을 꿈꾸며 힘들고 지루한 직장 생활을 견디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 건물 뒤편에 오랜 기간 방치돼 있던 3평 남짓한 텃밭이 눈에 띄었다.
사무실 물품, 청소 비품 등을 쌓아두던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아담한 텃밭을 가꾸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쌓아둔 물품을 선별해 버릴 물건은 과감하게 버리고 보관할 물건만 창고로 옮기고 정리해 나만의 행복한 텃밭을 마련한 것이다.
그날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검색해 농작물 키우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모종을 심고 물만 잘 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양질의 농산물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를 추천받아 사무실 근처 화원에서 모종을 사왔다.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 삼총사를 3평 남짓한 텃밭에 적당한 간격을 두고 심은 뒤 물과 비료를 조금씩 주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 회사 일로 쌓인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는 듯했고, 마음도 뿌듯했다.
예전에 주말농장의 텃밭을 분양받아 상추와 방울토마토를 심었는데, 물을 자주 주지 않아 실패한 경험이 있다. 나만의 텃밭이 생긴 요즘은 주말농장이 아니라 매일농장이 됐고, 삼총사에게 물을 줄 때면 조금씩 자라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서 텃밭 삼매경(三昧境)에 빠져 나만의 소확행으로 즐거운 인생을 누리고 있다. 나의 싱싱한 삼총사가 풍성하게 열매 맺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