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다른 이름’ 찾기

상처 난 심장을 껴안고
데굴데굴 굴러가는 우리들
누군가 슬쩍만 밀어주어도
우리는 힘껏 굴러갈테지요.
가서 상처투성이인 미래일지라도
가만 껴안으렵니다.

- 김애란, 「미래를 껴안다」 중에서 -

지난해 저는 특별한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 중인 강서의 한 사회복지관을
저와 함께 방문해 보고 싶다고 하는 미쉘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의 초청 서신이었습니다.

반갑고도 감사한 그 편지에서
전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편지 속에는 발달장애인이라는 익숙한 호칭 대신
‘배움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
(People with learning difficulties)’
이라는 가능성의 새 이름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신기하지요. 호칭이 바뀌니 제 시선도 달라졌습니다.

‘장애’라는 단어 너머로, 배우고, 익히고,
성장해 나가는 한 사람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도 이전에, 인식의 언어를 바꾸는 일이 먼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의회> 4월호에는 그 고민의 결과들이 담겼습니다.
장애에 대한 인식과 제도를 바꿀 서울시의회의
진심 어린 고찰과 노력의 결실을 새겨 넣었습니다.

이번 기획이 우리 서울이 써 내려가야 할
장애의 또 다른 이름이 무엇인지,
함께 읽고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푸른 새싹이 단단한 땅을 뚫고
나와 고개를 드는 4월입니다.

여러분 마음속에도 ‘불가능’이라는 땅 아래 숨겨둔
꿈이 있다면 올봄, 조심스럽게 다시 불러 보시기 바랍니다.
이름을 다시 부르는 순간,
그 꿈은 새로운 가능성이 되어 피어날 겁니다.


2026년 4월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