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관광재단
오색 단풍과 갈대가 빚어내는 도심 속 생태 낭만길
양재천
ⓒ 서울관광재단
강남구와 서초구를 가로지르는 양재천은 도심 하천 생태 복원의 모범 사례다. 가을이 되면 이국적이면서도 풍성한 정취를 자아내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특히 11월이면 하천을 따라 길게 뻗은 산책로 전체가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양재천의 매력은 단풍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천을 따라 하얗게 피어난 억새와 은은한 빛깔의 갈대가 바람에 일렁인다. 이 풍경은 단풍 터널과 대조를 이루며 한층 입체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연인의 거리’ 구간은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뤄 연인과 가족이 함께 걷기 좋다. 위쪽 제방길을 걸으면 맑은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단풍잎을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 하천 변 아래쪽 자전거도로나 보행로로 내려오면 물길에 비친 단풍까지 감상할 수 있어 걸음마다 지루할 틈이 없다.
양재천은 이웃한 매헌시민의숲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하천 산책을 마친 뒤 울창한 숲속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깊어가는 늦가을의 매력을 두 배로 만끽할 수 있는 나들이 코스다.
한편, 책 읽기 좋은 가을을 맞아 서초구는 서초문화재단과 함께 11월 8일까지 매주 주말 양재도서관 일대에서 야외도서관 ‘물길 따라 그림책 여행’을 개최한다. 양재천을 배경으로 5가지 주제의 그림책 전시, 북토크, 체험 및 가족 공연 등을 무료로 다채롭게 선보인다.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양재역 7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신분당선 매헌시민의숲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다.
ⓒ 한국관광공사
달빛이 머무는 야외 미술관
당현천
수락산에서 시작된 당현천은 노원구 도심을 가로질러 중랑천으로 흘러든다. 예전에는 건천에 가까웠으나 생태 복원을 거쳐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당현천 산책로는 당고개입구오거리에서 상계역과 중계역 일대를 지나 중랑천 합류 지점까지 약 3.5km 이어진다. 성인 걸음으로 1시간 남짓 걸리는 평탄한 보행자 전용 길로, 당현마루 인근이 산책로의 중심을 이룬다.
당현천은 봄이면 상춘객의 발길이 밤낮으로 이어지는 벚꽃 명소로 변신한다. 여름에는 시원한 분수의 물줄기가 무더위에 지친 일상에 활기를 더한다. 가을에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밤이 찾아오면 은은하고 따뜻한 경관 조명이 물길을 밝혀 가을밤의 낭만을 선사한다.
‘노원달빛산책’이 열리는 10월 16일부터 11월 8일까지는 품격 있는 야외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올해 제7회를 맞은 이 축제는 지난해 132만여 명이 다녀간 노원구 대표 가을 축제다. 올해는 당현1교에서 양지교까지 국내 아티스트 24팀이 축제 주제인 ‘새로운 달’에 맞춰 수준 높은 등(燈)과 빛 조각, 미디어아트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7호선 중계역 1번 또는 6번 출구에서 당현1교 방면으로 도보 3분, 지하철 4호선 상계역 3번 출구에서 당현천 하류 방면으로 도보 5분 거리다.
황금빛 은행나무 터널이 이어지는 비밀의 숲
송정제방길
중랑천을 따라 길게 뻗은 송정제방길은 서울시가 선정한 ‘서울 단풍길’ 명소다. 성동교에서 시작해 광나룻길 제방을 따라 군자교까지 이어진다.
중랑천 제방 위 둑길을 따라 조성돼 하천 바로 옆 평지 산책로와는 다른 매력을 지녔다. 울창한 나무가 아래쪽 도로의 소음을 막아주기 때문에 깊은 숲속에 들어온 듯 아늑하다. 봄에는 하얀 벚꽃이 피어나고, 11월에는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다.
머리 위로 빽빽하게 우거진 나뭇가지는 가을 햇살을 은은하게 걸러낸다. 덕분에 볕은 뜨겁지 않고 따스하다. 발밑에는 샛노란 은행잎이 흩뿌려져 있어 걷는 내내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보행로 옆으로 난 좁은 흙길도 멋스럽다. 사방이 노란빛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호젓하게 낙엽을 밟으며 사색에 잠기기 좋다. 기존 은행나무를 그대로 보존해 인공미 없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늦가을의 휴식처다.
제방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인근에 닿는다. 중랑천 물길 위에는 조선 시대의 가장 긴 돌다리인 보물 ‘서울살곶이다리’가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거 왕들이 행차하던 길목으로, 오랜 역사와 시간의 깊이가 늦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5·7호선 군자역 8번 출구에서 중랑천, 송정동 방향으로 도보 10분 거리다.
은평에서 마포까지, 벚나무 단풍이 물드는 친근한 수변길
불광천
불광천은 은평구 응암역에서 시작해 서대문구와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을 지나 한강 합류부까지 길게 이어진다. 이곳 단풍길의 주인공은 봄날 연분홍 꽃물결을 선사했던 벚나무다. 벚나무 단풍은 일반 단풍나무보다 색이 한층 짙고 낙엽도 큼직하다. 불광천 변을 걸을 때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구르는 낙엽 소리가 유독 매력적인 이유다.
불광천 단풍은 상류인 응암역 부근에서 시작된다. 하류인 마포구 상암동과 성산동 부근으로 내려갈수록 밀도와 규모가 커지며 절정에 달한다. 특히 증산동과 마포구청 부근에 이르면 장관을 이룬다. 양옆으로 늘어선 가로수가 하천을 감싸안듯 우거져 물길 전체를 울긋불긋한 가을빛으로 채운다.
하천 가운데를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 교량 ‘두빛나래교’에서 내려다보는 가을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함과 서정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선사한다. 푸른 가을 하늘과 대비되는 단풍길, 잔잔히 흐르는 물빛의 조화가 빼어나다.
불광천은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분리돼 있어 안전하고 쾌적하게 평탄한 길을 걸을 수 있다. 둔치 산책로를 걷다가 천변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아기자기한 재미다. 잔잔한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는 수변 단풍길은 이 가을이 가기 전 꼭 한 번 걸어볼 만하다.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6호선 응암역 4번 출구, 새절역 1·2번 출구 또는 증산역 1·2번 출구에서 하천 산책로로 바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