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같이가치

공개 입양 가정 김희서·최은희
부부와 딸 김서은

우리는 사랑으로 이어진 ‘가족’입니다

“아빠의 ‘서’와 엄마의 ‘은’을 따서 ‘서은’이에요.” 올해 일곱 살인 서은이가 소개하는 자신의 이름이다.
그 두 글자에는 언제나 다정한 아빠 김희서 씨와 세심하고 지혜로운 엄마 최은희 씨, 더 나아가 온 세상이 담겨 있다.
공개 입양과 함께 핏줄보다 더 진한 사랑으로 이어진 가족이 반짝이는 햇살 아래 봄나들이에 나섰다.

2년간 기다린 끝에 품에 안은 ‘내 딸 서은이’

새삼 헤아려보니 어느새 6년이다. 2017년 결혼 10주년을 맞이한 김희서·최은희 부부는 당시 중대한 결심을 했다. 바로 오랫동안 고심한 입양이었다. 관련 기관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은희 씨가 먼저 남편을 설득했고, 함께 준비한 끝에 인연이 닿은 아이가 서은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아이를 처음 만난 날의 감동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소속 국내 입양 전문 기관인 성가정입양원에서 사회복지사님이 갓 5개월에 접어든 서은이를 보여주는데 길게 휘어진 눈매가 저와 똑 닮았더라고요. 한눈에 ‘내 딸이구나’ 직감했어요.”

입양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는 오해와 편견이 적지 않다. 특히 결정과 동시에 입양 기관에서 아이를 데려올 수 있다고 여기기 마련인데, 부부는 하나같이 손을 내젓는다.

“입양으로 만난 모든 가족이
반편견 입양교육에 참여한 미래세대와
함께 미소 지을 날을 기대합니다.”

“가족 전원의 동의 아래 전화와 방문으로 기관과 상담을 거쳐야 해요. 입양 접수 후엔 양친가정조사서와 부모의 소득, 재산, 심리검사 결과 등 무려 서른 가지 서류를 준비해서 법원에 제출해야 하죠. 다소 복잡하지만, 꼭 필요한 절차입니다. 입양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돌다리를 두드려본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서은이가 부부에게 오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같이 지내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2019년 드디어 아이를 품에 안았다. 그렇다면 부부로 살아온 시간과 다른 점은 없을까. 희서 씨는 덧붙인다.

“딸이 생기면 당연히 아이 중심으로 변화합니다. 이러한 점은 출산 혹은 입양과 상관없이 결국 육아라는 차원에서 다르지 않답니다.”

가족을 완성하는 또 다른 방법이자 소중한 기회, 입양

입양이라는 귀한 기회로 인해 가족의 일상은 오히려 더욱 풍성해졌다. 제7·8대 서울시 구로구의회 의원을 역임한 김희서 씨는 아이 교육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래세대와 더 나은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 구상에 힘쓰고 있다. 약사이자 약국을 운영하는 최은희 씨는 2021년부터 반편견 입양교육 강사로 한 달에 두 차례가량 교육을 진행해왔다. 참고로 반편견 입양교육이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입양에 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편견은 낮추는 활동이다.

“저는 결혼과 출산, 그리고 입양이 가족을 완성하는 세 가지 방법이라고 설명해요. 또 가까운 사례로 우리 가족을 소개하지요. 그러면 처음엔 장난으로 받아들이거나 부정적으로 표현하던 학생 또한 점차 진지하게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교육에 대한 소감을 적어보는 시간에 ‘입양은 사랑이다’라고 적은 학생의 글귀를 보고 마음이 뭉클해졌다고 은희 씨는 말한다. 그를 비롯해 우리나라 전 지역의 모든 반편견 입양교육 강사는 1년에 2000시간을 교육한다. 한 반에 20~25명이 있다고 한다면 약 5만 명이 입양을 보는 새로운 눈이 생긴다는 의미다. 더욱이 국내에서 출생해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입양가정에서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2013년 8월 제정한 「서울특별시 입양가정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정책적으로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서은이가 펼치고자 하는 꿈을 기꺼이 뒷받침하려 합니다. 또 입양으로 만난 모든 가족이 반편견 입양교육에 참여한 미래세대와 함께 미소 지을 날을 기대합니다.”

싱그러운 숲에서 뛰놀던 서은이가 우연히 발견한 연노랑 민들레꽃을 엄마에게 건넸다. 이어서 아빠 품에 안겨 “사랑해요”라고 속삭인다. 부부 사이에서 손을 꼭 잡은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청아한 하늘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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