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는 물렀거라,
“더위는 얼리고, 마음은 녹이자!” 뜨거운 여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의 손길이 분주하다. 최근 지역 내 어르신과 청소년 세대가 어우러져 소통하는 ‘내곁에 자원봉사–어르신과 오순도순’ 행사를 열어 널리 호응을 얻었다. 지난 7월부터는 ‘놀이보다 즐거운 얼음 땡 34.9 캠페인’(이하 ‘얼음 땡 34.9 캠페인’)에 동참해 취약계층 가구에 시원한 음료와 함께 이웃 사랑을 전하고 있다.
상쾌한 바람 더할 부채 꾸미며 세대 간에 나누는 열린 대화
어르신의 주름진 눈가에 어느새 환한 미소가 어린다. 손자·손녀 같은 짝지와 둘러앉아 정답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한없이 해맑고 싱그러웠던 청춘이 돌아온 듯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노원구자원봉사센터가 주최하고,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에서 진행하는 ‘내곁에 자원봉사–어르신과 오순도순’ 행사에 많은 관심과 성원이
모이는 이유다.
“올해 2회차 활동에 접어든 ‘내곁에 자원봉사’는 나이 들수록 우울증과 소외감을 느끼기 마련인 어르신 세대가 지역사회에서 다채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에서 준비한 행사에는 불암고등학교 봉사 동아리 ‘유앤아이(You & I)’가 참여해 활발한 대화와 소통의
장을 열어가고 있어요.”
이병열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장이 앞장서 프로그램 취지를 소개한다. 특히 최근 열린 행사에서는 어르신 15명과 캠프 활동가 5명, 유앤아이 동아리 학생 20명 등이 모여 활기찬 여름나기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 먼저 한지 부채를 알록달록하게 꾸미고, 뜻깊은 메시지를 적어 넣으며 서로의 건강을 기원했다. 또 모기
쫓는 데 탁월하고,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제라늄 모종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더욱 친해졌다.
“어르신과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에 세대 차이가 있어서 처음에는 소통이 쉽지 않았지만, ‘내곁에 자원봉사’를 계기로 점차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예요.(웃음)”
유앤아이 동아리에서 2년째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는 한진호 학생은 내향적이던 성격이 그간 훨씬 밝아졌다고 전한다. ‘내곁에 자원봉사’가 이뤄낸 또 다른 선순환이다.
한여름 34.9℃의 쪽방촌에 전하는 시원한 물과 안부 인사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20년부터 매년 8월이면 서울시자원봉사센터·노원구자원봉사센터와 더불어 ‘얼음 땡 34.9 캠페인’을 펼쳐온 것이다. 한여름 쪽방촌 온도인 34.9℃에서 비롯한 이 캠페인은 바깥과 다름없는 무더위를 견뎌야 하는 취약계층에 시원한 음료와 아이스 팩 그리고
안부 인사를 전하며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다.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의 얼음 땡 34.9 캠페인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어요. 초창기만 해도 파라솔 하나와 아이스박스를 두고 지역 주민과 어르신에게 물을 나눠드렸던 얼음 땡 정거장은 이제 햇빛을 피할 텐트와 어엿한 현수막까지 있는 무더위쉼터로 발전했죠. 아울러 ‘찾아가는 얼음 땡’이라고 해서 자원봉사 활동가
여러분이 지역 취약계층 가구를 찾아가 직접 음료를 전달하기도 해요.”
봉사 10여 년 차라는 김가영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 활동가는 “작년 캠페인으로 더위에 취약한 어린이와 어르신뿐 아니라 주거 환경이 열악한 노원구 104마을 가구 40곳도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웃음 지었다.
“앞으로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는 우리 지역 복지사각지대를 비추고, 각종 사회적 문제 해결에 이바지해나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얼음 땡 34.9 캠페인과 같이 서울시의 의미 있는 캠페인에 동참하며 보람 있는 활동을 선보이겠습니다.”
이병열 캠프장이 밝히는 다짐에 캠프 활동가와 동아리 유앤아이가 마주 보며 웃음꽃을 피운다. 유난히 더운 여름이지만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가 있어 시원한 미소를 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