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더하기

끝나지 않은 무더위,
응급 상황은 초기 대응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지긋한 장마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고온 다습한 찜통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9월 30일까지 폭염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폭염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9월까지 이어지는 무더위, 야외 활동 시 만날 수 있는 응급 상황 대처법을 소개한다.

조재홍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일광화상

초기 화상 부위를 빠르게 식혀주는 것이 가장 중요

낮에 뜨거운 햇볕에 노출된 채 산, 계곡, 해변 등 야외에서 장시간 활동하다 보면 피부가 빨개지며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일광화상은 대개 1도 내지 2도 화상에 그치지만, 잘못된 초기 처치로 손상된 피부에 세균이 침투하는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화상은 1도, 2도, 3도로 나누는데 1도 내지 2도 화상은 물집의 유무에 따라 구분한다. 열기가 피부 아래 깊은 조직까지 침투해 발생하는 3도 화상은 간혹 근육, 신경까지 침범해 통증이 비교적 덜한 특징이 있다. 만약 화상 부위에 통증이 잘 느껴진다면 당시에는 오히려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1도 내지는 2도 화상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초기 처치로 화상 부위를 식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열기가 더 깊숙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화상을 입은 부위를 찬물에 담그거나 깨끗한 수건 또는 거즈를 찬물에 적셔 덮어주고 20분 정도 둔다. 20분이 지나면 오히려 냉기가 피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한편 급한 마음에 무턱대고 화상 연고를 찾아 바르는 것은 이물질만 더하게 돼 상처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 물집이 잡혀 있다면 터지지 않도록 해 2차 감염을 방지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화상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화상 드레싱을 받아야 한다. 화상은 노출 당시보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흔하므로 상처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가급적 일주일은 병원을 찾아 화상 드레싱을 받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미 물집이 터진 경우에도 기본적인 처치는 같으나 2차 감염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일광화상 시 응급처치법
  • 화상 부위에 20분 정도 찬물이나 얼음으로 냉찜질하기
    (화상 연고를 무턱대고 바르는 것은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음)

  • 물집이 잡혔다면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터트리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화상 드레싱

온열질환

체온과 의식 상태 따라 일사병과 열사병 맞춤 대응 필요

우리나라는 최근 폭염이 잦아지면서 온열질환자가 늘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여름엔 원래 더위 먹고 힘들지’ 하고 가볍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방치하고 있다가 체온 조절 중추가 마비돼 심한 고열이 나는 열사병으로 이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심뇌혈관계 등의 만성질환자는 더욱 취약하므로 빠른 상태 확인과 초기 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 증상은 소위 ‘더위 먹었다’고 얘기하는 증세(피로, 기력 저하, 두통, 어지럼, 구역, 구토, 근육경련, 발한)로 무엇보다 핵심이 되는 기준은 바로 체온과 의식 상태다. 체온이 38~40˚C이고 힘겹게나마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의식 상태라면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이다. 하지만 체온이 40˚C 이상이고 무의식을 포함해 대화할 수 없는 상태라면 심각한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따라서 초기 처치는 의심 환자를 빠르게 그늘진 곳으로 옮겨 체온을 측정해보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아니더라도 휴가철마다 체온계를 챙겨두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체온이 38˚C 내외이고 대화가 가능하다면 생수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3:1~4:1 비율로 이온음료보다 생수를 더 마시기를 권장한다. 이온 음료 위주로 섭취하면 오히려 체내에서 탈수를 조장해 자칫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체온이 40˚C 가까이 되고 의식도 이상하다면 최대한 옷을 벗기고, 찬물이나 얼음으로 몸을 식혀주며 119에 신고해야 한다. 열사병으로 이어지는 경계 상태부터는 빨리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이송해 치료받아야 한다.

열사병 응급 처치법
  • 가장 먼저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이동

  • 119 구급차 요청

  • 체온계로 체온 측정

  • 생수와 이온음료 섭취

  • 체온이 40˚C 가까이 되면 옷 벗기고 찬 물이나 얼음으로 냉찜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