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지방자치 30주년,
이제는 재정분권의
시대다

최근 중앙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시행 과정에서 지방정부와의 사전 협의 부족, 불합리한 차등 보조율 등이 논란이 됐다. 지방정부는 시민의 삶을 책임지고 있지만, 예산은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늘 허락받아야 하는 구조다. 사무는 늘고 부담은 커지는데, 재정의 자율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제는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권한과 재정이 함께 움직이는 재정 분권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권한과 재정의 엇박자, 결국 부담은 시민 몫

민선 지방자치가 출범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많은 이가 고개를 갸웃한다. 제도는 자치로 움직이지만, 그 제도를 실제로 굴리는 재정 구조는 여전히 중앙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7.5 대2.5 수준이다. 행정사무의 상당 부분을 지방정부가 담당하고 있음에도, 재정의 주도권은 중앙에 더 많이 집중돼 있다. OECD 주요 국가들의 평균적인 세입 구조가 7 대 3 수준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지방세 비중은 여전히 낮은 편에 속한다. 재정 권한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정부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도 중앙정부의 승인 절차와 국비 확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책의 시급성과 현장성은 약화되고, 행정의 책임 소재 역시 모호해지기 쉽다. ‘사무는 지방이 담당하고, 재정은 중앙이 통제하는 구조’가 고착되면서 지방자치의 자율성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실정이다.

해법은 결국 재정 분권

서울의 재정 구조는 이러한 문제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시민 1인당 지방세 부담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1인당 재정 혜택은 전국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150여 개 국비 보조 사업 중 서울에만 차별적으로 낮은 차등 보조율을 적용해 서울과 재정 여건이 유사한 경기도에 비해 해마다 3조 원이 넘는 추가 예산을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재정 분권은 단순히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는 문제를 넘어선다. 지역이 스스로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며, 그 결과에 대해 직접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중앙이 정한 공통 기준에 맞춰 움직이는 행정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정책이 가능해질 때 지방자치는 비로소 생활 속 제도로 완성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재정 분권은 민선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은 지금, 다시 한번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재정분권, 어떻게 실현될까

  •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7.5 대 2.5로, 지방이 실제로 수행하는 행정사무 규모에 비해 지방세 비중이 낮은 구조다.
    OECD 국가의 평균적인 구조를 고려할 때 최소한 7 대 3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사무는 지방이 수행하고 재정은 중앙이 통제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지방정부는 늘어나는 행정 부담에 비해 재정 운용 자율성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사무와 재정이 일치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재정 분권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 행정안전부가 지방재정 확충 방안 검토를 착수하면서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됐다.
    지방소비세율 단계적 인상과 지방교부세 법정률 상향 방안 등이 논의된다. 다만 제도적 개편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 간 협력 구조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최근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처럼 다수의 국비 보조 사업에서 서울만 차별적으로 낮은 차등 보조율이 적용되며, 교부금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경우가 잦다.
    지역별 역할과 여건이 다른 만큼 이를 고려한 합리적인 재정 배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