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개했던 벚꽃잎은 사라지고 벚나무의 초록 잎은 점점 짙어진다. 계절은 어느덧 봄을 지나 곧 여름을 맞이할 시간으로 향하고 있다. 아침 등굣길의 아이들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은 짙어가는 벚나무의 초록빛처럼 싱그럽다. 초등학교 등굣길은 엄마·아빠 손을 잡고 가는 아이들, 자동차에서 내리는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이들, 그리고 킥보드를 타고 가는 아이들로 분주하다.
이미 손주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는 할머니가 킥보드나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도 간혹 마주하게 된다.
킥보드와 자전거는 아이들에게 신나는 놀이기구다. 등하굣길뿐 아니라 학원 가는 길에도 타고 가는 아이들이 있다. 드물지만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을 볼 때가 있다. 다행히 보호자가 재빨리 아이들을 제지하고 여기서 타지 말 것을 타일러 위험천만한 상황은 모면할 수 있었다.
요즘 아파트 단지는 지하 주차장을 통해 곧바로 놀이터로 나갈 수 있어 어린이에게 유용한 지름길이나 이동통로가 된다.
또 바닥은 평평하고 매끄러워서 보도나 흙길보다 속도가 제법 나니 아이들은 지하 주차장에서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지하 주차장은 상대적으로 조도가 낮고, 중간에 기둥이 많아 통행자와 운전자에게 사각지대가 많다. 무엇보다 지하 주차장은 자동차가 수시로 들락거려 이곳에서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아이들에게 지하 주차장에서 타는 것을 자제시켜야 하며, 타지 못하도록 하는 교육은 정말 필요하다.
5월과 6월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는 다양한 캠페인이나 법 제도가 차근차근 마련되고 있어 그나마 안심이 되지만, 어린이보호구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아이들은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보호 장구를 착용하도록 하고, 집을 나와 학교까지 안심할 수 있는 행복한 등굣길을 만들기 위한 지역사회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주변을 바라본다면, 어린이의 시선으로 서울을 바라본다면 우리 도시는 더욱 안전해지리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