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보여주는 선배
초심을 깨우는 후배

제12대 서울시의회 3선 의원과 초선의원이 마주 앉았다. 한 사람은 세 번의 의회를 거쳐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또 한 사람은 첫발을 내디딘 최연소 초선의원으로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경력도 나이도 다른 두 의원이 의정 활동과 일상, 리더십과 초선의 고민, 앞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서울시의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Q 먼저 두 분의 소개와 ‘멘토&멘티’로 만나게 된 소감을 들려주세요.

이병도 운영위원장 저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안을 받고 재미있고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인애 의원은 같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젊고 유능한 의원이고, 초선의원과 이야기하다 보면 저 역시 배울 것이 많거든요. 제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알려주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이야기하면서 함께 배우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인애 의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제12대 서울시의회에 들어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초선이라 아직 모든 것이 긴장되고 어색할 때가 많아요. 운영위원장이자 3선 선배인 위원장님과 같은 상임위에서 활동하며 가까이에서 많이 배우고 있는데, 이렇게 ‘멘토&멘티’라는 이름으로 깊이 이야기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 3선과 초선이라는 차이만큼 ‘서울시의원’이라는 자리의 무게도 다르게 느끼실 것 같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병도 운영위원장 선수(選數)가 쌓일수록 ‘균형’을 많이 생각합니다. 보건복지 분야만 해도 여러 단체와 시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각자의 이야기는 모두 절실합니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주장만 100% 옳다고 할 수는 없어요. 경험이 쌓이면서 하나의 사안을 더 넓게 보고, 여러 측면을 함께 고려하려고 합니다.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진 만큼 오히려 더 어려워졌지만,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인애 의원 저는 ‘의욕’과 ‘균형’ 사이를 고민합니다.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었기 때문에 잠자는 시간을 빼면 거의 늘 의정 활동을 생각해요. 하지만 초선이라고 뭔가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이 지나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주변의 조언을 새기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지나친 의욕 사이에서 열심히 하되 제대로 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Q 두 분의 하루도 상당히 다를 것 같습니다. 의정 활동을 하는 평소 일상은 어떤가요?

이병도 운영위원장 운영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를 함께하다 보니 하루에도 회의와 보고가 계속 이어집니다. 아침에는 6시쯤 일어나 집 뒷산을 한 시간 반 정도 걷는데, 휴대전화를 손에서 내려놓은 채 전날 일을 정리하고 그날 할 일을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후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의회에 오죠. 의회 일정이 끝나도 지역 주민들을 만나거나 행사에 참석해야 해서 퇴근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인애 의원 저는 완전히 야간형이에요.(웃음) 새벽 2시 반에서 3시쯤 자고 9시 10분 정도 의회에 도착합니다. 전날 적어둔 ‘투두 리스트(to-do List)’를 하나씩 지우면서 업무를 시작해요. 업무보고 자료와 기사, 과거 회의록, 5분 자유발언이나 시정질문 영상까지 찾아봅니다. 저녁에도 자료를 읽고 글을 쓰거나 운영하는 유튜브 자료를 준비하고요. 정치를 시작하고 가장 달라진 점은 유연해졌다는 것이에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 워낙 많다 보니 ‘내 뜻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구나’를 배우고 있습니다.(웃음)

Q 멘토와 멘티라고 하지만 선배도 후배에게 배우고, 후배도 선배에게 배우는 것이 있을 텐데요. 서로에게서 무엇을 배우고 있습니까?

이병도 운영위원장 초선 때 가장 좋았던 것은 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선배 의원들의 행동과 발언을 보며 배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후배들에게서 자극을 받습니다. 제가 초선 때 갖지 못했던 것을 가진 의원도 있고, 반대로 예전에 가졌지만 잃어버린 것을 가진 의원도 있어요. 이인애 의원이 매일 투두 리스트를 작성해 하나씩 체크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선후배를 떠나 함께 성장하는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이인애 의원 저는 위원장님에게 두 가지를 배우고 싶습니다. 첫째는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현장의 복잡한 이야기를 충분히 들은 뒤 핵심을 찾아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며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가 무엇인지 느꼈습니다. 둘째는 포용력입니다. 초선 때는 자기주장을 앞세우기 쉬운데, 위원장님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도 필요한 방향으로 조율하는 힘이 있어요. 그런 지혜와 포용력을 배우고 싶습니다.

Q 좋은 의정 활동을 위해 특히 필요한 태도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병도 운영위원장 저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원에게 들어오는 민원은 대부분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입니다. 당사자가 원하는 것을 100% 해결할 수 없다면 ‘이분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합니다. 정치에서도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중요한지, 한 번 더 기다리며 상대를 설득해 결국 더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지 선택해야 합니다. 우선순위가 분명하면 다른 의견을 받아들일 여유도 생기고, 그것이 포용력으로 이어집니다. 이인애 의원 저는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선일수록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자기 생각을 앞세우기 쉽거든요. 하지만 의정 활동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에 시민과 동료 의원,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제 계획이나 주장만 고집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판단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계속 배우려고 합니다.

Q 이번에는 의회 전체를 바라보겠습니다. 더 나은 서울시의회를 위해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이병도 운영위원장 운영위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운영위원들은 각 상임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의회 지도부와 연결해야 하고, 필요하면 서울시와도 소통해야 합니다. 여러 주체를 잇는 중간 역할인 셈이죠. 동시에 AI를 비롯한 디지털 전환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면 의원들의 의정 활동과 의회사무처 직원들의 업무가 훨씬 효율적이 될 수 있습니다. 지방의회의 인사·조직 문제와 직원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이인애 의원 저 역시 AI 도입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는 의원이나 이를 지원하는 직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또 의회사무처 직원들의 처우와 근무 환경에도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의원과 직원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좋은 의회를 함께 만드는 구성원입니다. 서로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더욱 단단해졌으면 좋겠습니다.

Q 제12대 서울시의회에서 꼭 남기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이병도 운영위원장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의회의 AI·디지털 전환을 좀 더 구체화하고 싶습니다. 또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이후에도 남아 있는 조직과 인사 문제를 개선하는 길을 찾아보고 싶어요. 직원들이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성취 동기를 가질 수 있어야 조직도 발전합니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변화의 기반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이인애 의원 임기가 끝났을 때 시민들이 ‘제12대 서울시의원 가운데 이인애라는 사람이 있었구나’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일을 잘해야겠죠. 동시에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 ‘적어도 그 사람만큼은 내 편이었다’고 기억해준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멘토와 멘티로서 서로에게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이병도 운영위원장 저 역시 이인애 의원에게 많은 자극을 받으며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면서 미처 몰랐던 모습도 새롭게 알게 됐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선배라고 해서 반드시 가르쳐줘야 하는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께 활동하는 동료로서 저도 계속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힘이 돼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이인애 의원 같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하며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초선인 저에게는 큰 힘입니다. 앞으로도 경험과 조언을 많이 듣고 하나씩 제 것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함께 보건복지위원회를 더욱 활기차고 주목받는 상임위원회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