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주목! 이 조례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27년 만에 폐지될까?

‘시민 10명 중 7명이 찬성’.
서울시의회의 「서울특별시 혼잡통행료 징수 조례」 폐지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고광민 의원이 남산3호터널 현장을 찾아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5월 16일까지 단계적 면제

“실시간 내비게이션으로 가장 빠른 경로를 찾아가는 시대에 혼잡 통행료로 교통량을 분산할 수 있다는 생각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봅니다.”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현장을 찾은 고광민 의원(서초3·국민의힘)의 말이다. 고 의원은 “다른 혼잡 구간도 많은데 유독 남산 구간에만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 면에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어 “도심 내부 진입 차량뿐 아니라 빠져나가는 차량에도 징수하는 이른바 이중과세 문제도 있으며, 에너지 절약 및 탄소중립 정책과도 맞지 않다”며 “게다가 서울시 주장과 달리 지난해 12월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정작 남산터널을 이용하는 시민은 교통량 감소 효과 및 에너지 절감 효과 등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폐지냐, 유지냐? 시의회가 논의를 이끌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논란. 일단 서울시는 지난 2월, 3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두 달간 남산1·3호터널에 부과하던 혼잡통행료를 단계적으로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1단계로 3월 17일부터 4월 16일까지 1개월간은 도심에서 강남 방향(한남대교)으로 징수하던 혼잡통행료가 면제된다. 2단계는 4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1개월간 시행하며, 도심과 강남 방향 모두 면제된다. 시는 이 기간 교통량 분석을 통해 도심 진입 차량을 억제하고,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는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에 따라 1996년 11월 11일부터 10인승 이하 차량 중 3인 미만이 승차한 차량을 대상으로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2,000원을 부과해왔다. 그러나 2,000원의 혼잡통행료 부담이 크게 줄었고, 버스·화물차·전기차 등 조례에 따른 면제 차량 비율이 60%에 달해 혼잡통행료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혼잡통행료 징수 조례 폐지 조례안, 시민 68.1% 찬성

시의회 내에서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폐지 논의를 이끌어온 고 의원은 서울시의 이번 조치를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다. 고 의원은 “27년간 완강하게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유지를 고수했던 서울시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과거의 법에 현실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현실 상황에 맞게 과거의 법을 개정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폐지에 대한 입장은 확고했다. 고 의원은 지난해 11월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징수의 근거가 된 「서울특별시 혼잡통행료 징수 조례」를 폐지하고, 조례 시행 후 1년 뒤부터 혼잡통행료 징수를 중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특별시 혼잡통행료 징수 조례 폐지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고광민 의원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서울 거주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7명(68.1%)은 통행료 폐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행료 폐지를 원하는 이유는 ‘교통량 감소 효과가 미흡해서’(29.6%), ‘통행료가 부담되어서’(24.0%), ‘도심 밖으로 나가는 차량에 통행료 부과가 부당해서’(1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징수를 통한 교통량 감소 효과에 대한 질문에는 ‘효과가 없다’는 응답이 50.5%로, ‘효과가 있다’는 응답 42.2%보다 높게 집계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통행료 일시 정지 기간 동안 교통 변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혼잡통행료가 도심권 주요 도로 소통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연구원과 공동으로 2월부터 ‘서울시 혼잡통행료 제도 평가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도 착수했다. 이를 통해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유지 및 폐지에 대한 정책 방향을 올해 내에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고광민 의원은 “추후 서울시는 통행료 징수 정지 기간 동안 교통 변화 분석 결과와 함께 전문가 자문, 시민 의견, 시의회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폐지에 대해 지금보다 좀 더 전향적인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남산3호터널 요금소 현장을 찾은 고광민 의원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폐지 조례안 시민 여론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