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의원 기고

안전한 급식실 없이는
건강한 급식도 없다

최민규 의원
(동작2·국민의힘)

2021년 폐암에 걸린 학교급식 종사자가 업무상 재해로 최초 인정받은 이후 급식실 환경에 대한 심각성이 알려지게 됐다.

교육부가 2022년 12월 발표한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검진 중간 현황’에 따르면 건강진단을 받은 1만8545명 중 5337명(28.8%)이 폐 결절이나 폐암 의심 등 이상 소견을 보여 학교급식 종사자 10명 중 3명은 폐에 이상이 있다는 충격적 결과가 나타났다.

관련 전문가들은 학교급식실의 폐 질환 의심 환자 발생은 고온의 조리 과정과 오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지정한 발암물질인 에리오나이트(erionite)는 오수 및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으나 급식실에서 배출되는 오수는 특별한 관리 규정이 없고, 폐유지가 포함된 폐수를 별도의 환경오염 방지 대책 없이 무작정 흘려보내는 상황이다.

일러스트 김가빈

또한 음식물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기름과 음식물 찌꺼기를 막는 ‘그리스 트랩(grease trap)’ 관리에 대한 방법도 1일 1회 청소 지침 외에 구체적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급식실 오수는 수인성전염병에 노출시키는 것은 물론, 학교급식 종사자뿐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과 환경까지 위협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23년 학교급식실 안전 대책을 발표했으나, 급식실 환기장치 시설에 대한 표준 환기 방안 연구 결과만 담겼을 뿐 오수 처리에 대한 부분은 전무하다.

따라서 급식실 내 환기 시설뿐만 아니라 기구 세척에 필요한 합성세제 사용과 음식 폐기물 하수 방류로 인한 수질오염 등 오수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서울시 차원에서도 학교급식 오수 처리에 대한 관심과 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학교급식실은 각종 안전사고에 취약하기 때문에 정부와 학교는 현장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학교급식 종사자에게는 안전한 노동환경을 조성해 학생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