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으로독자 마당

묻지마범죄 피해자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 힘써주세요

하윤아(노원구)

요새 하루가 멀다 하고 묻지마범죄에 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대낮 길거리에서, 다중이용시설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벌어졌다는 끔찍한 소식을 접할 때면 나도, 가족도, 지인들도 언제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눈앞이 캄캄해진다. 출퇴근길 지하철을 이용할 때면 같은 칸에 수상한 사람이 타지는 않았는지 두리번거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귀에 꽂은 이어폰 소리도 최대한 낮추곤 한다. 밤에도 날이 선선해져 집 근처 우이천을 걸어볼까 하다가도 괜히 ‘어떤 사람이 있을지 모르는데, 나갔다 일 생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멈칫할 정도다. 특히 서울에 사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이 불안감의 근원은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이다. 내 의지로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나오는 대책을 보면 CCTV 확대 설치 같은 범죄 예방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룬다. 쉽게 말해 피해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건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범죄 예방은 필수적 조치다. 하지만 모든 범죄를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누군가는 예방이 불가능한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행해지는 묻지마범죄 피해자들을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분당 서현역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흉기 난동 사건으로 사망한 피해자 故 김혜빈 씨의 유족이 피해자 지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하자, 김 씨의 친구들이 나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런 안타깝고 슬픈 일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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