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특별 대담

우리 모두 다 같이 행복을! 함께 살아요, 글로벌하게

우리 가족은 글로벌 커뮤니티죠. 다문화 가정 100만 시대인 요즘, 일·유학·결혼 등 한국에 온 이유는 제각각 다르지만 한국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주민, 다문화 가정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이 상생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아이수루 의원(비례·더불어민주당), 미얀마에서 온 이본아 씨, 몽골에서 온 이슬기 씨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이본아
2019년 한국에 와 2022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미얀마 출신이다. 미얀마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한국에서는 한국영상대학교에서 영상연출을 전공했다.
아이수루 의원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다문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출신 결혼 이주민으로 다문화 가정, 이주민을 대표해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슬기
주한  몽골여성총연맹 고문(전 회장), 경기도 교육청 다문화언어강사 제1기 대표, 서울특별시 다문화커뮤니티협회 이사, UN 몽골커뮤니티총연맹 운영위원, 123HR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당당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세 분을 만나 반갑습니다.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나요?
아이수루

한국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먼저 한국에 와 있던 친구 따라 한국에 왔는데, 남편까지 만나 1남 1녀를 두고 20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어요. 처음엔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시부모님을 뵙고 나서 마음이 움직였죠. 시부모님이 제게 “우리 아들과 결혼하지 않아도 되니 부담 갖지 말고 집에 놀러 와라. 먼 타국에서 얼마나 고향 음식이 먹고 싶겠느냐, 집에서 마음껏 만들어 먹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시부모님의 따스한 정과 넉넉한 품, 제가 남편에게 붙잡힌 이유입니다.(웃음)

이본아

미얀마에서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친구 소개로 통역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당시 한국의 모 대기업이 미얀마에서 호텔을 공사 중이었는데, 저를 통역사로 고용한 사람이 지금의 남편이에요.(웃음) 남편과 일로 만나면서 자연스레 가까워졌고, 결혼해 한국에 오게 됐죠.

이슬기

몽골국립과학기술대를  졸업하고 몽골에서 신문기자, 공무원으로 일했어요. 공무원으로서 경험을 쌓기 위해 2004년 한국에 왔는데, 유도 선수처럼 생긴 분이 한국을 안내해주더라고요. 그 후 그분과 10년 동안 같이 살면서 한국 국민으로 정착하게 되었네요.

익숙한 곳을 떠나 생활환경과 문화가 다른 곳에 적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서울에 살면서 불편하거나 어려웠던 점은?
아이수루

서울은 IT 기술이 발달한 첨단 도시입니다. 다만 공기가 좋지 않고, 소음 공해와 빛 공해도 심한 편입니다. 종종 뉴스를 통해 층간 소음 갈등으로 일어난 사건·사고를 들을 때면 아쉽습니다. 글로벌 첨단 도시 서울의 명성에 걸맞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본아

한국에 와서 처음 정착한 곳은 제주도였어요. 당시에는 딱히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후 대학에 입학해 한국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몇 가지 차별을 경험했죠. 당시 학생들은 동남아 국가 출신인 저를 무시하거나 부당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가령 영상연출과 학생이던 저는 팀 과제를 할 때면 제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비협조적인 학생들 때문에 다른 학과 일인 조명이나 조연출 등을 분담해야 했죠. 하지만 그런 차별은 제가 부단히 노력하는 계기가 됐어요. 그러나 졸업할 때까지 동남아 학생들을 대하는 한국 학생들의 태도와 눈빛이 변함없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이슬기

처음엔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한국 사람이 몽골 사람과 생김새와 문화 등 유사한 점이 많고, 초기 적응 프로그램이 다양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살다 보니 다문화 이주민이 적응할 수 있는 초기 적응 프로그램은 많지만, 정규직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사회적 배경과 바탕이 부족하면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거든요. 이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자기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이수루

이주민을 대표하는 서울시의원으로서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도록 인식 변화에 앞장서겠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느낀 글로벌 도시 서울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아이수루

서울은 글로벌 문화도시이자 IT 기술이 뛰어난 첨단 도시입니다. 경제 활동·생활 안전·주거 환경 등도 좋지만, 무엇보다 교통 인프라와 치안이 좋아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죠. 편의 시설도 다양하고,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행사가 많은 것도 좋습니다.

이본아

결혼 이민자이자 여성으로서 한국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안전입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정평이 났는데, 도시와 지방 어디든 매우 안전합니다. 또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거나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을 질서 있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은 역시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해요. 얼마 전 미얀마에서 오신 어머니가 3개월 정도 계셨는데, “너무 깨끗하고 사람 사는 동네 같다”며 또 오고 싶어 하십니다.

이슬기

한국은 빠른 속도로 글로벌 사회로 나아가면서 이주민이 함께 살 수 있도록, 교류할 수 있도록 많은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서울시 거주 이주민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정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외국인주민회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만 있는 정책으로 이주민의 관련 제도 개선, 인권 보장 및 문화 다양성 향상, 자립 역량 강화 등 이주민 정책에 관해 제안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다양한 내외국인 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 서  외국인주민회의는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본아

이제 ‘다문화’라는 용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합니다.

아이수루 의원은 서울시의회 최초의 다문화 의원입니다. 지난해 외국인 임산부에게 교통비를 지원하는 조례안을 발의하며 큰 호응을 얻었는데, 앞으로 어떤 조례를 통해 어떤 정책을 펼칠 계획인가요?
아이수루

이주민 아이들의 교육 문제에 대해 돌봄사업, 노동 이주민의 비자 문제와 안전한 일자리 등 이주민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 개진할 생각입니다. 이주민과 취약 계층, 특히 이주민 여성과 2세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할 것입니다. 잠재된 다양성의 에너지가 한국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건강한 글로벌 사회를 일굴 수 있는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해주세요. 정책과 조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 분은 서울시의회에서 다문화 가정을 위해 어떤 정책을 세웠으면 하나요?
이본아

안타까운 사실은, 한국인은 ‘다문화’라는 말을 들으면 동남아의 못사는 사람들이 시집와서 아이 낳고 식당 일이나 청소 일처럼 허드렛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과 서울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다문화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제 ‘다문화’라는 용어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 혹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용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하면 차별 대우를 받으며 학교생활을 한다는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언어 문제예요.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부모의 경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때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다문화 가정의 부모들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슬기

이주민이  무엇이든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체계적 정책이 필요합니다. 일괄 지원보다 단계별·분야별로 특화된 지원이 필수라고 봅니다. 또한 다문화 가정을 일방적으로 한국 사회에 동화시키기보다 그들의 문화와 장점을 유지하면서 같은 한국 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이수루 의원은 당내에서 다문화위원회를 이끌며,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 지원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나 바람이 있다면.
아이수루

제가 한국에 온 지도 벌써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주민이 점차 증가하며 한국은 글로벌 사회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온전히 인정하는 인식이 부족합니다. 이주민을 대표하는 서울시의원으로서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도록 인식 변화에 앞장서겠습니다.

이본아

자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한국이 안식처라는 믿음입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들에게 기본 환경과 교육을 제공하고, 한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슬기

이주민이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성이 기회가 되는 대한민국을 그려봅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슬기

다양성의 힘이 한국을 더 건강하고 글로벌하게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