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의회 썰전

한강 치맥 금지 논란,
여러분의 생각은?

서울시는 지난 2월 「서울특별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런데 이 개정안에 한강을 금주 구역에 포함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 한강 치맥 금지 논란이 빚어졌다.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강 치맥은 문화’라는 주장과 ‘시민의 안전한 휴식처’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것. 일단 서울시의회가 “시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심사를 보류했고, 시도 “당장 한강공원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 없다”며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한강공원 금주 구역 지정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어보고, 해법을 찾아보자.

투표 이벤트

‘한강 금주 구역 지정’ 찬성 vs 반대, 여러분의 의견을 투표해주세요.

참여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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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표 결과는 10월호에 공개합니다.
  • 참여자 중 5명을 뽑아 커피 쿠폰을 보내드립니다.
  • 응답 기간 : 2023.08.25(금) - 2023.09.1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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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가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찬성

시민 휴식 방해하고
안전사고 위험 커 금지해야

2021년 5월 서울 한강공원에서 대학생이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후 한강에 빠져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만일 위험한 물가 주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술을 마셨다면 이런 사망사고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면, 특히 과음한 경우 위험을 인지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위험 상황을 판단하고 대응하는 능력 역시 크게 떨어진다. 아울러 말과 행동이 과격해지고, 사소한 언쟁에도 충동적으로 행동할 위험이 매우 높다.

술은 지나치면 이성의 한계를 넘어 절제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과도한 스트레스나 심적으로 울적할 때 술을 과하게 마셔 일시적으로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오죽하면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먹고, 시간이 지나면서 술이 술을 먹고, 더 지나면 술이 사람을 먹는다”고 하지 않던가!

또한 음주 후 쓰레기 처리 문제, 고성방가, 노상 방뇨는 물론 사소한 시비 끝에 큰 싸움으로 번질 위험이 높다. 더욱이 빠지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한강 변에서 음주는 더더욱 금지돼야 한다. 한강 변에서는 금주 구역 지정 전이라도 곳곳에 위험 경고판을 붙이고 부득이 추락·낙상 위험이 높은 곳에는 안전 펜스를 설치해 사고 위험을 근원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최지원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

반대

한강 치맥 근절한다고
근본적 문제해결이 가능할까?

“이번 주말 한강에서 만나!” 해가 지고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 때, 사람들과 맥주 한잔 기울이며 일상의 지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랜다. 이렇듯 ‘한강 치맥’은 사람들에게 한강공원을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물론 음주로 인한 피해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진 못한다. 그럼에도 금주 구역 지정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아쉽다.

서울시는 금주 구역 설정의 1차 목적을 과태료가 아니라 ‘계도’에 있다고 말한다. 최종 목적은 ‘음주 폐해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공원에서 음주를 금지하면 음주 피해가 줄어들까? 시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채 금주 구역을 지정하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이럴 때일수록 급급한 ‘전면 규제’보다는 공감대 형성 과정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서울시에서 한강 음주 금지를 이야기한 건 이번만이 아니다. 10년 동안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간의 과정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강공원의 건강한 음주 문화는 서울시만의 과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감시라는 원시적 방식을 넘어 시민이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지키고 건강한 음주 문화를 만들기 위한 책임을 갖고 동참할 때 비로소 조화로운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