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으로독자 마당

예비 엄마·아빠의
출산 의지를 지켜주세요

목용재(영등포구)

평균 초혼 연령이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2022년 기준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3.72세, 여성은 31.26세다. 나는 37세, 아내는 35세에 결혼했으니 우리도 늦은 편이다. 그래서 딩크족으로 살 것이냐는 질문을 꽤 받는데, 그렇지 않다. 내 주변에는 늦게 결혼했어도 자녀를 원하는 이들이 있고, 우리 부부도 그렇다.

청년문제 중 자주 거론되는 것이 저출생인데, 난임 센터를 방문해보면 저출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붐비는 것에 깜짝 놀라곤 한다. 성공률이 높다는 시험관시술을 위해 우리 부부는 서울의 난임 센터에 다닌다. 예약을 하든, 하지 않든 1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그만큼 출산에 대한 의지가 굳건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경험담인데, 시험관시술을 통한 임신 확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른 듯하다. 누구는 한 번의 시술로 바로 임신하는 반면, 누구는 수차례에 걸쳐 시술받아도 실패한다. 우리 부부가 그런 케이스다. 그러다 보니 재정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로가 쌓인다. 부부 간 다툼도 늘어간다. ‘포기하자’는 말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그러다 보니 난임부부의 출산 의지를 꺾는 요소가 다양하다는 점을 경험으로 체감했다.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있음에도 시술이 반복되면 그 부담은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난임부부 지원을 확대하는 정책이 나왔는데, 실패가 잦은 입장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임신 실패가 반복되면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병원 측에서 추가 검사를 권장하고, 임신을 원하는 입장에서는 이 같은 권유를 무시하기 어렵다. 정부나 지자체도 이런 검사는 지원하지 않는다. 우린 시험관시술을 위해 따로 저축한 돈을 소진한 지 오래다. 고금리 상황에서 전세대출 이자를 내야 하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저축도 해야 하는데, 상당히 부담된다.

난임 센터는 출산 의지가 강한 예비 엄마·아빠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들의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관심,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난임 치료 및 시술, 기타 검사 등 전반적 분야에 대한 지원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난임부부를 심리적으로 보듬어줄 프로그램과 난임 치료 및 시술 간 유기적 연계도 필수적이라고 본다. 서울시의회가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비 엄마·아빠의 출산 의지를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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