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의 안전 요람 서울시민안전체험관

“소화기는 안전핀을 뽑아야 분사돼요. 손잡이를 잡고 있으면 빠지지 않아요. 이렇게 소화기 몸통을 잡고 안전핀을 뽑아야 합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옆에 위치한 광나루안전체험관 2층. 황교구 소방관이 소화기 사용법을 설명하자 아이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집중했다. 함께 온 부모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소화기는 늘 가까운 곳에 있지만, 사용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살아가면서 재난과 마주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기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1999년 경기도 씨랜드 청소년수련시설 화재 사건,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 등 어린이와 청소년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자 재난 대응 교육과 체험 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후 2003년 전국 최초로 가상 재난 대응 안전 체험관인 광나루안전체험관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보다 전문적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보라매안전체험관이 추가로 문을 열었다.

이 두 체험관은 20년 동안 서울시민의 안전교육을 책임지며 명실상부한 안전 체험 교육의 산실로 거듭났다. 재난 체험과 안전교육을 이수한 누적 체험객만 300만 명에 달할 정도. 서울시는 올해 광나루안전체험관 설립 20주년을 맞아 두 곳을 총괄하는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을 신설하고 서울시 직속 기관으로 편제했다. 신설 기관에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감을 부여함으로써 서울시민의 재난 대처 능력과 안전 의식을 높이는 최일선 기관이 되도록 한 것이다.

어린이 맞춤형 체험, 보다 전문적 체험으로 차별화

광나루안전체험관은 어린이 맞춤형 체험관으로, 5세 이하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체험 가능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규모 7.0 지진을 직접 체험해보고 지진 발생 시 대처 방법을 배우는 지진 체험관, 초속 50m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을 맞으며 단계별 풍수해의 위험성을 직접 몸으로 느끼는 멀티 풍수해 체험관, 화재 발생 시 안전하게 대피하는 요령 및 소화기·소화전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화재 체험관, 심폐소생술 같은 응급처치법을 배울 수 있는 응급처치 실습관 등은 인기 만점이다.

이 외에도 보라매안전체험관에는 없는 지하철과 승강기 체험관, 선박 안전 체험관을 마련해 다양한 안전 체험을 할 수 있다. 보라매안전체험관은 보다 전문적 안전 체험이 가능한 곳. 광나루안전체험관과 비슷하게 구성돼 있으며, 교통 체험관 및 소방시설 실습 등이 특화돼 있다. 특히 1층에 마련된 소방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 소방 변천사를 보여주는 시대별 자료와 소방 복제, 주요 대형 화재 등 역사적 기록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도심 지역은 기후변화와 건물의 대형화, 고층화 등 환경 변화로 재난 발생 시 수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서울시민안전체험관은 서울시민이 안전한 도시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심 환경에 맞는 다양한 체험 교육을 제공하며, 안전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체험을 통해 배우니 더욱 실감 나요!

윤정훈(아빠), 윤시완(7세)

어릴 때 몸으로 익혀놓으면 위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교관님이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도 잘해주시고, 무엇보다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 어른인 저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안전사고 대처 요령을 익힐 수 있어 큰 도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