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속으로서울 스페셜 2/2

임신·출산·양육 책임지는 서울시의회

서울시 합계출산율이 2022년 기준 0.59명을 기록하면서 인구 소멸 속도나 저출생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구절벽 문제는 단순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넘어 경제, 복지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결합해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서울시의회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정책을 다양하게 내놓으며 적극적 지원에 나섰다.

이선민

‘서울형 저출생 극복 모델’
소득 기준 폐지 등 파격 대책 추진

제11대 서울시의회는 합계출산율 하락에 제동을 걸고 서울에서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분초마다 다시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주거, 양육과 관련해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1월 23일에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실질적이면서 효과적인 서울형 저출생 극복 모델을 제안했다.

서울시의회는 1월 23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형 저출생 극복 모델을 제안했다.
1. 저출생 정책, 소득 기준 없애 사각지대 해소

시의회는 모든 저출생 정책에서 소득 기준을 없애 자녀를 둔 가구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동안 시행돼온 저출생 정책은 정책마다 소득 기준 제한이 있어 자녀를 출산한 가구임에도 정책에서 소외되곤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11대 의회는 신혼 및 자녀 출산 예정 가구라면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2. 공공주택 연 4000호 공급, 연 1만 가구 금융지원

서울시 출생률 하락 원인의 1순위로 꼽히는 주거 문제 해결에도 앞장선다. 시의회는 이를 위해 신혼 및 자녀 출산 예정 가구라면 소득 기준과 상관없이 서울시의 공공임대 지원정책을 연간 1만4000가구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이는 2022년 기준 자녀가 있는 무주택 신혼부부 4만3810가구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시의회는 ①공공임대의 경우 신혼 및 자녀 출산 예정 가구(또는 최근 1년 이내 자녀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연평균 공급 물량의 15~20% 수준에 해당하는 연 4000호를 우선 배정하도록 개선하고, ②금융지원(대출이자)의 경우 연 1만 가구를 지원하되 세 자녀 이상은 최소 부담(1%) 없이 대출이자 전액을 지원하는 안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서울시 재원으로 우선 지원하고, 중앙정부에 기준 완화를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는 『공공주택특별법』 등 상위법으로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준을 정해 소득 기준의 제한을 받고 있다.

3. 아동수당 18세까지, 총 1억 원 이상 지원

그동안 0~8세에 집중된 지원을 18세까지 늘려 아이가 성인이 되는 동안 공백 없이 지원할 계획이다. 2024년 1월 기준 0~8세 생애주기 동안 서울시(정부 포함)가 지원하는 최대액은 8600만 원이다. 현재 8세 이후 중단되는 아동수당을 18세까지 월 10만 원씩 지원 기간 연장을 추진하며, 향후 서울시와 협의해 지원 규모와 시기 등을 확대해 1억 원 이상 지원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는 아동수당이 공공부문의 보편적 양육 지원이기에 비록 지원액이 용돈 수준이라 할지라도 아동 양육에 ‘공백 없는 지원’을 지속한다는 정책 의지를 담은 것이다. 시의회는 이번 정책이 출산을 장려하고, 가정의 양육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제도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임산부 교통비 70만 원, 부모급여 월 5만 원씩 추가 지원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시의회는 정책 지원에 더해 육아휴직 등 양육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육아휴직은 필수임에도 여전히 휴직 기간을 ‘양육(=일)’이 아닌 ‘부모의 휴식 기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서울시로부터 지원되는 예산은 육아휴직 기간 중 집에서 일(=양육)을 하며 얻는 ‘근로 대가’로 인식하도록 개선해 양육의 정당한 가치를 확립하고, 경력 단절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다. 김현기 의장이 1월 2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저출생 대책과 관련해) 의회 내에 TF도 구성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의회가 구상하고 제안한 ‘서울형 저출생 극복 모델’을 서울시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